



쌀 | 2017
모놀로그 퍼포먼스. 약 10분.
쌀은 1980년대 한국의 군사 독재 시기, 수만 명의 민간인이 법적 근거 없이 강제 구금되었던 역사를 배경으로 삼는 모놀로그 퍼포먼스다. 당시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영장 없이 체포될 수 있었다.
작업은 한 젊은 남성의 이야기를 따라간다. 어느 겨울날 지리산으로 등산을 떠난 그는 그날 이후 돌아오지 않았다. 가족은 수십 년간 그를 찾아 전국의 산을 뒤졌지만 끝내 흔적을 찾지 못했다. 그럼에도 부모는 그가 살아 어딘가에서 새 삶을 꾸리고 있다고 믿었다. 어머니는 오늘도 아들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며, 매번 같은 말을 덧붙인다 — 밥은 잘 먹고 있냐고.
퍼포먼스는 이 질문에 머문다. 국가 폭력이 남긴 실종과 부재를, 한국 문화에서 돌봄과 사랑의 언어로 가장 익숙한 한 마디 — "밥 먹었어?" — 로 끌어안는다. 공식적으로 애도조차 허락되지 않았던 트라우마가 일상의 언어 속에 스며들어 살아남는 방식을 이 작업은 조용히 드러낸다.